▲ 송춘복 경남향토연구사가 표충사매안단비를 어루만지고 있다.

임란 첫 의병장 셋 모신 송담사 터
개발 사업 탓 영원히 사라질 위기


김해복합스포츠레저시설 조성 사업이 10여 년째 표류하고 있는 가운데, 청주송씨 가문이 사업 예정지에 있는 서원인 송담사 유허지의 보존 방안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7일 청주송씨 가문에 따르면, 진례면 신안리 137-2에 위치한 송담사 유허지는 1716년 임진왜란 당시 김해의 첫 의병장이었던 송빈, 이대형, 김득기 등 삼충신의 충절을 기리고 향사를 올리는 한편 후학을 길러낸 서원이 있었던 자리다.
　
송담사는 고종 5년이던 1868년 '서원 훼철령'이 내려지는 바람에 헐려 버렸다. 이후 1995년 유식을 포함한 사충신 성역화사업 등으로 사충단과 송담사는 동상동 161에 복원됐다. 신안리 송담사 유허지에는 서원의 초석과 위패를 묶어서 묻은 사실을 표시한 표석인 '표충사매안단비(表忠祠埋安壇碑)'만 남아 있다.
　
이후 송담사 유허지 일대가 김해복합스포츠레저시설 조성 사업 예정지에 포함되자 청주송씨 가문은 사업 초기인 2006년부터 김해시에 송담사 유허지 보존 방안 마련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10여 년이 넘도록 시에서는 이렇다 할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송빈의 13대 종손인 송유장(71) 씨는 "송담사 유허지는 삼충신을 기리던 서원이었다. 조선시대의 역사적인 장소였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곳"이라면서 "이곳이 김해복합스포츠레저시설 사업지로 지정됐다고 해서 함부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송담사 유허지 보존 방안 마련 요구에도 시는 10년 넘게 감감무소식이다. 하루 빨리 보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도시개발과 관계자는 "현장에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송담사 유허지가)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알지 못한다. 현장을 둘러본 뒤 보존 방안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해복합스포츠레저시설 조성 사업은 2005년 2월 시가 진례면 송정리 일대 369만 6000여㎡ 부지에 복합스포츠레저시설을 조성하기로 하고 국토교통부에 그린벨트 해제를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시는 사업을 완료하면 인구 유입 2만 명, 생산유발효과 1조 1550억 원, 고용유발효과 1만 명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사업은 그러나 시와 군인공제회 등의 갈등 때문에 표류하고 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